스포츠타임즈
'배구 여제' 김연경, 마지막 경기까지 레전드 찍고 떠났다!

[BANNERAREA50CD]결국 마지막에 웃은 쪽은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코트 위에서 있는 힘껏 공을 때리고, 막고, 받아내며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다. 이날 김연경은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인 34점을 올렸고, 블로킹 7개는 개인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은퇴를 앞두고 왜 또 이런 역경이 찾아오나 싶어 힘들었다"며 그간 챔프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챔프전에서 별 하나를 다는 게 참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3차전을 진 뒤에는 '나는 항상 최선을 다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돌아왔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쉬운 승부는 아닐 거라고 짐작했지만, 그렇게 3, 4차전을 다 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큰 어려움을 이겨내려고 노력했고, 이렇게 멋진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해준 동료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명승부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역은 바로 정관장이었다. 김연경은 승리 후 인터뷰에서 "배구에는 무승부가 없기에, 승리 뒤에는 항상 패배가 따르는 법이다. 함께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덧붙여 "정관장 덕분에 챔피언 결정전에서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정관장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상대 팀에 대한 존중과 감사를 표했다.
챔프전 MVP 경쟁자였던 정관장 메가에 대해서는 "이렇게까지 잘하는 선수였나 싶어 새삼 놀랐다. 올 시즌 더 성장하면서 진짜 무서운 선수가 된 것 같다"며 "지금은 우리나라 리그에서 활약하니까 좋은데, 나중에 인도네시아 국가대표로 만나면 더 위협적일 것 같아 걱정된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연경은 이제 우승 트로피와 챔프전 MVP 트로피를 양손에 쥐고 홀가분하게 코트를 떠난다. 당분간은 '운동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누릴 예정이다. 그는 "애주가인데, 금주를 오래 했다. 이제 술 한 잔 하면서 동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싶다"며 "친구도 만나고, 가족과 시간도 보내고, 여행도 다니면서 한동안 잘 쉬고 싶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은퇴 후에도 배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아직 향후 진로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배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고민 중이다. 김연경은 "일단 김연경재단에서 올해 많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 외의 일은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하다"며 "무엇이 내가 원하는 방향인지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김연경은 "늘 응원해주신 많은 팬분들의 에너지를 받아 내 배구 인생을 버텨왔다. 그분들 덕에 내가 '정상에 더 오래 있고 싶다'는 각오를 다지곤 했다"며 "은퇴 후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우리 후배들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연경의 공식 은퇴식은 오는 5월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