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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7년 만에 UN 총회 등장…'핵 포기 없다' 선언에 국제사회 '발칵'

 북한이 7년 만에 유엔(UN) 총회 연설을 재개하며 국제사회에 강력한 비핵화 불가 입장을 천명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우리는 핵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은 곧 주권과 생존권을 포기하고 헌법을 어기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하며 북한의 핵 보유가 자위적 조치임을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북한이 핵 개발을 통해 확보한 지위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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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북한의 강경한 입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대북 관계 개선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과의 교류, 관계 정상화, 그리고 궁극적으로 비핵화로 나아가는 'END(Exchange·Normalization·Denuclearization)' 구상을 제시하며 대화의 문을 열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비핵화 불가라는 정반대의 메시지로 응답한 셈이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동시에, 남북 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이번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에서 북한 측 고위 인사가 연설에 나선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북한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리수용, 리용호 당시 외무상을 파견해 유엔 총회 연설에 참여했지만,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를 둘러싼 이견으로 결렬된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부터 지난해까지는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7년 만의 복귀 연설에서 북한이 비핵화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 개발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되며, 향후 한반도 정세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