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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사고로 잃을 뻔한 귀, '발등'서 5개월간 생명 얻어 복원

 지난 6월, 중국 산둥성의 한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A씨에게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 중 머리카락이 기계에 말려 들어가면서 A씨는 왼쪽 귀 전체와 두피, 얼굴 일부에 걸쳐 심각한 외상을 입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얼굴의 외형과 청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정교한 재건 수술이 절실했다.

 

[BANNERAREA50CD]수술을 이끈 산둥성첸포산병원 외과 추 선창 박사는 "절단된 귀 주변의 혈관이 심하게 손상돼 있었다"며 "귀 조직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혈류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다른 신체 부위로 옮겨 생착시키는 '이소성 생착'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이 선택한 임시 이식 부위는 바로 '발등'이었다. 발등은 피부가 얇고 혈관 직경이 귀 조직의 미세 혈관과 유사하여, 손상된 귀 조직이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으며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귀를 발등에 부착하는 1차 수술은 무려 10시간 넘게 이어졌다. 의료진은 현미경을 이용해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과 바늘로 0.2~0.3㎜ 크기의 미세 혈관들을 하나하나 찾아 연결하는 고난도의 작업을 수행했다. 수술 후 며칠간은 혈류 상태가 불안정해 괴사 위험이 있었으나, 점차 건강한 혈색을 되찾으며 이식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A씨는 5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왼쪽 귀를 발에 부착한 채 특별한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외출 시에는 발등에 압박이 가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헐렁한 신발만 착용했으며,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는 적정 속도로만 보행하는 등 극도의 주의를 기울였다. 이 기간 동안 귀 조직은 발등의 안정적인 혈류를 통해 충분히 회복되었다.

 

마침내 지난 10월, 의료진은 귀를 원래 위치인 머리로 되돌리는 2차 재건 수술을 진행했다. 환자의 두피 혈관과 신경이 변형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 수술은 1차 수술보다도 훨씬 높은 난이도를 요구했다. 외과의사들은 다시 한번 현미경을 활용해 두피 조직을 층별로 섬세하게 분리하며 사용 가능한 혈관과 신경을 찾아 연결했고, 마침내 귀를 제자리에 완벽하게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사례는 첨단 미세 혈관 수술 기술과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이 합쳐져 이뤄낸 기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환자에게 외형적, 기능적 회복이라는 희망을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