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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잠수함 vs 나토 동맹 '정면충돌'

 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이 최종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과 독일의 수주전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전체의 안보 지형을 흔드는 거대한 변수로 떠올랐다. 이르면 이번 주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가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독일은 나토 동맹국 간의 결속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막판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우수한 성능과 납기 경쟁력을 앞세운 한국 방산에 맞서, 유럽 국가들이 안보 공동체라는 강력한 명분으로 방어막을 친 형국이다.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는 최근 노르웨이로부터 잠수함 생산 순번을 양보받는 파격적인 지원을 이끌어냈다. 노르웨이 해군용으로 주문된 잠수함의 인도 시기를 늦춰 캐나다에 우선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독일은 한국의 최대 강점이었던 빠른 납기 일정에 근접하는 성과를 거뒀다. 비록 한국이 제안한 2035년 인도 계획보다는 1년가량 늦지만, 나토 동맹국들이 자국의 국방 일정까지 조정하며 독일을 밀어주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토 동맹국 간의 군수 상호운용성 역시 독일이 내세우는 핵심 카드다. TKMS는 캐나다가 자국 모델을 선택할 경우 독일, 노르웨이와 함께 북극해 및 북대서양에서 총 24척의 잠수함을 공동 운용하는 연합 체계를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캐나다는 우방국과 정비 및 군수 체계를 완벽히 공유할 수 있어 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극해 안보 통제권을 강화하려는 캐나다의 전략적 목표와 나토의 결속력이 맞물리면서 독일로의 기울기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한화오션을 필두로 한 한국 측은 압도적인 경제성과 기술적 완성도로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준비한 대규모 경제협력 패키지는 캐나다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이다. 특히 한국 잠수함은 이미 검증된 성능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독일을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캐나다가 유럽 방산 공동 조달 금융 프로그램에 서명하는 등 유럽과의 방위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제적 실리보다 정치적 명분이 우선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수주전의 난이도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최근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캐나다 총리를 만난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의 수주 가능성을 기대하면서도 나토와의 관계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상황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 정부가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주기 위해 정치적인 결단을 내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만약 안보 논리가 경제성을 압도할 경우 한국 방산은 거대한 장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가 한국을 선택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나토 체제 전반에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럽 방산업계가 주도해온 역내 자립 기조에 균열이 생기는 동시에, 한국 방산의 글로벌 위상이 나토의 심장부까지 관통했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미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이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캐나다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대목이다. 60조 원의 향방을 가를 캐나다의 선택은 단순한 무기 도입을 넘어 향후 10년의 글로벌 방산 지도를 결정짓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