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베선트 압박에 日 금리인상 주목…엔화 향방은


미국이 일본을 향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요구하면서 일본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엔화 가치가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 국채 금리까지 약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NHK는 1일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30~3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계기로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과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를 각각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베선트 장관은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3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일본 정부와 BOJ가 엔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시장이 이미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앞서 로이터통신과의 문답에서도 우에다 총재가 통화정책과 관련해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미국이 일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좀처럼 힘을 되찾지 못하는 엔화가 있다. 지난달 3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60엔20전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7월 미일 공동 외환시장 개입 이후 엔화 가치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후 베선트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뉴욕 시장에서는 159엔70~80전 수준으로 소폭 내려왔지만 움직임은 제한적이었다.

 

일본 당국이 최근 한 달 동안 엔화를 사들이기 위해 투입한 자금이 964억달러, 우리 돈 약 132조원에 달했음에도 엔화 약세 흐름을 충분히 되돌리지 못한 셈이다.

 

국채시장에서도 금리 상승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 BOJ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기존 일본 국채를 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시장금리는 상승한다. 지난달 31일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2.95%까지 오르며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라는 심리적 저항선에 근접하면서 정부와 기업, 가계의 이자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이날 10년물 국채 입찰을 실시한다. 입찰 결과는 낮 12시35분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입찰에서는 응찰률이 2.56배에 그쳐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기무라 류타로 BNP파리바자산운용 선임 채권 전략가는 9월 BOJ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강해질 경우 이번 입찰이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10년물 금리가 3%에 가까워지면서 매력적인 매수 수준으로 판단하는 투자자도 나타날 수 있어 금리가 3%를 크게 넘어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미 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오버나이트인덱스스와프(OIS) 시장은 이달 BOJ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약 70%로 반영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정부 역시 조기 금리 인상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BOJ는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올린 이후 또 한 번 금리를 높일지가 관건이다.

 


다만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독일 등 주요국에서도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4.76%대 후반까지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은 2011년 이후, 일본은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각국의 재정 확대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 우려가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일본의 재정정책도 변수다.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한 우려가 초장기 국채에 부담을 주는 가운데 오는 3일 예정된 30년물 국채 입찰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주 일본 국채 입찰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매도세가 글로벌 채권시장으로 확산되면서 장기금리 상승을 막으려는 미국의 움직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