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즈
100억 FA에 밀려난 역대 1위…손아섭의 서글픈 겨울나기
KBO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역대 최다 안타 1위 손아섭이 프로 데뷔 이래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동료 베테랑들이 저마다 재계약, 이적, 혹은 명예로운 은퇴를 발표하며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는 동안, 통산 3000안타라는 대기록을 향해 달려가야 할 그의 앞에는 안개만이 자욱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안고 시즌 중반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지만, 팀은 정규리그 2위에 머물렀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LG 트윈스의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리고 찾아온 세 번째 FA 시장은 그에게 유례없이 차가웠다.[BANNERAREA50CD]

한화 구단의 시선이 그에게 향하지 않는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였던 강백호를 4년 100억 원에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는데, 이는 손아섭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구단은 내년 시즌 후 FA가 되는 팀의 핵심 자원 노시환과의 다년 계약을 우선순위에 두면서, 손아섭과 김범수 등 내부 FA와의 협상은 자연스레 뒷전으로 밀려났다. 샐러리캡이라는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노시환과의 협상이 마무리되어야만 그의 거취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통산 2169경기에 출전해 2618개의 안타(타율 0.319)를 쌓아 올린 KBO리그의 역대 최다안타 1위. 14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네 차례의 최다안타왕, 그리고 타격왕 타이틀까지. 그의 화려했던 이력은 현재의 추운 겨울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한화의 약한 공격력을 채워줄 ‘우승 청부사’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적 후 35경기에서 기록한 타율 2할 6푼 5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그의 거취는 해를 넘겨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화에 남는다면 100억 원의 사나이 강백호와의 힘겨운 주전 경쟁을 피할 수 없고, 그를 원하는 다른 팀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기엔 시장의 온도는 너무나도 차갑다.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닌 레전드의 시즌4는 과연 어느 팀의 유니폼과 함께 시작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