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타임즈

20대 악바리부터 40대 시한부까지…'박지현이 박지현을 이겼다'는 극찬 쏟아지는 이유

 "이길 수가 없다"는 극 중 대사는, 배우 박지현이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서 펼쳐낸 연기를 본 시청자들이 내뱉는 감탄사와 같다. 그는 20대부터 40대까지, 한 여성이 겪는 사랑과 질투, 결핍과 성장의 모든 시간을 유려하게 그려내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완벽하게 증명해냈다. 박지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단순히 눈에 띄는 배우를 넘어,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고 이끌어가는 주연 배우로서의 저력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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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중의 시선에서 상연은 언제나 자신보다 나은, 이길 수 없는 존재였지만, 실상 상연의 내면은 가족의 붕괴와 함께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박지현은 이처럼 성장을 멈춘 상연의 내면을 섬뜩할 정도의 이기심과 처연함이 뒤섞인 복합적인 얼굴로 표현해낸다. 절교 후 직장 동료로 재회한 은중에게 "너 착하잖아"라며 생떼를 쓰거나, "네가 망가졌으면 좋겠어, 나처럼"이라고 저주에 가까운 말을 퍼부으며 자신을 합리화하는 장면에서 박지현의 연기는 절정에 달한다. 도저히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이기적인 모습 이면에, 지독한 외로움과 상처를 가진 한 인간의 처절함이 동시에 느껴지게 만들며 캐릭터에 압도적인 설득력을 부여했다.

 

이러한 연기력의 정점은 43세, 말기 암 환자가 된 상연이 은중에게 조력 사망을 부탁하기 위해 찾아오는 에피소드에서 폭발한다. 상대역인 김고은조차 "눈물 버튼"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박지현은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치는 시한부 환자의 모습을 외적으로나 내면적으로나 생생하게 구현했다. 특히 삶의 마지막 순간, 마침내 은중의 마음을 얻고 "네가 날 받아 주는구나, 끝내 네가"라며 눈물 섞인 미소를 짓는 장면은, 두 사람의 지독했던 애증의 서사에 몰입해 온 시청자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압권의 명장면으로 완성됐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이지적인 맏며느리, '히든페이스'의 파격적인 전라 노출 등 강렬한 이미지로 각인되었던 박지현은, '은중과 상연'을 통해 그 어떤 수식어로도 가둘 수 없는 깊고 넓은 배우임을 스스로 증명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