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반도체 업계 뒤흔든 미중 대전.."엔비디아, 7조 손실 예상"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고성능 반도체 칩인 H20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엔비디아와 관련된 여러 기업들이 타격을 입게 되었다. 엔비디아는 지난 14일 향후 4년 동안 5,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제조업 부활’ 정책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러한 대규모 투자와 정치적 협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는 피할 수 없었다.

 

[BANNERAREA50CD]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실적에 약 55억 달러(약 7조8,540억 원)의 손실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간 손실은 140억~180억 달러(약 20조~2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 규제는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엔비디아는 TSMC, 폭스콘 등과 협력하여 향후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를 미국 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규제는 이를 넘어선 또 다른 어려움을 안겨주었다.

 

엔비디아의 CEO인 젠슨 황은 트럼프와의 대면 만찬을 통해 미국 정부의 규제 철회를 요청했으나, 그의 설득은 실패로 돌아갔다. 젠슨 황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미국 내에서의 투자 계획을 전달하고, H20 칩의 수출 제한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결국 수출 제한은 지속되었다.

 

이번 조치가 이루어진 배경에는 중국의 AI 스타트업들이 급성장하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올해 초 중국의 딥시크 AI 스타트업이 저비용·고효율 AI 모델을 출시하면서 미국 내에서 마이크로칩 수출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반영해 H20 칩의 수출 제한을 단행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저지하고, 이를 통해 자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중국은 자국 내에서 AI 칩의 자립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대체하기 위해 화웨이나 다른 자국 기업으로의 전환을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엔비디아와 그와 관련된 기업들의 장기적인 시장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도 이번 규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H20 칩에 사용되는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규제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H20에 사용되는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하는 주요 업체로, 이번 규제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20 칩에는 상대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5세대 HBM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가 단기적인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내수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어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주가 하락과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모두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중국의 AI 기술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